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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중참여경제론의 출판사 서평<펌>

편승매매 2018. 3. 12. 21:43

《대중 참여 경제론》은 우리 나라 사람의 저술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미국 하버드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된 바 있는 책으로 내외에 이미 널리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저이다. 강단의 학자처럼 관념에 떨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책자료처럼 단순하지도 않은, 실사구시적이면서 깊은 철학과 한국적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저자가 일찍부터 우리 경제의 앞날을 상당히 정확하게 진단해냈으며 비전 또한 제시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글쓴이는 머리말에서부터 이 책이 ‘국민과 함께 쓴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바, 여기에는 그저 허투로 들어 넘길 말만은 아닌 내력을 지니고 있다. 원래 하버드 대학에서 85년에 펴낸 “Mass Participatory Economy”는 《대중경제론》이란 한글판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모든 진실이 불온한 것으로 취급받던 시절, 그 책은 바로 금서 목록에 올랐던 것이다. 감시와 억압에도 불구하고 《대중경제론》은 상당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익혔다. 그건 김대중이라는 사람이 시대를 대표하는 피억압자였으며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의 한 표상이었다는 점이 작용한 바 크다. 또한 여느 정치인들과는 달리 신변잡기류의 책이 아닌 본격적 이론 경제서를 펴냈다는 점 또한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대중이 경제 참여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군사정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을 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개 야당 정치가로만 알려져 있었던 글쓴이는 자신이 경제론을 집필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청년시절 해운회사나 언론사를 경영하면서 실물감각을 체득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회의원시절 재무위(재경위) 활동을 하면서 파고든 공부가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재경위 의원으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셋째는 자신이 평소에 생각해왔던 경제학을 정립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그의 망명은 신군부집단이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배후조정혐의로 사형선고를 내렸다가 세계양심의 압력을 견디다 못해 풀어준 뒤 강제출국시키면서 이루어졌다. 그는 이 기회를 울분과 한탄으로 보내기보다는 하버드대학에서 연구원자격으로 공부에 전념했던 것이다. 
“만약 ‘대중경제’를 이해하고 지지해준 ‘대중’들이 없었다면 망명생활 동안 내가 그토록 경제공부에 정열적으로 매달리기는 어려웠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 책은 국민과 함께 쓴 저작이라도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그 뒤 하버드 대학은 《대중경제론》을 증보하여 출판할 것을 제의해왔고 96년에 새로 책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번 한글판이 바로 이 책이다. 이전의 《대중경제론》이 《대중 참여 경제론》으로 이름을 달리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경제의 실질적 주체인 대중이 참여하는 경제야말로 참다운 민주적 시장경제이며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임을 강조하였다는 글쓴이의 의중이 담겨 있다. 크게 말해 《대중 참여 경제론》은 우리 경제의 ‘어제’ 대한 평가와 반성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철학과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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