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나는 버터’ ‘혈관청소부’ ‘두뇌를 살리는 과일’…. 모두 아보카도를 일컫는 말이다. 11종의 비타민, 14종의 미네랄, 게다가 일반 과일에는 거의 없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기네스북엔 최고 영양소 함유 과일로 등재된 바 있다. 1519년 스페인 군인 헤르난도는 신대륙 멕시코에서 가장 가치 있고 유용한 과일을 아보카도라고 기록했고, 라틴아메리카에선 결혼 선물로 아보카도를 주는 풍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수입 과일 물량이 늘면서 마트에서 제법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아도카도 오일은 홈쇼핑의 인기 품목으로도 떠올랐다. 아보카도의 다양한 효능을 알아봤다.
오메가3·6·9 모두 포함 … 혈관 튼튼
아보카도의 원산지는 멕시코지만 최근에는 중남미와 뉴질랜드 등 지구촌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햇볕이 강렬하고 토양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아보카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영양소는 지방이다. 100g당 25.6g이나 되지만 84%가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합성이 불가능하며 외부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지방산이라고도 한다.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아보카도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9(올레인산),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골고루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오메가9은 일명 ‘혈관 청소부’로 불린다. 몸에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떨어뜨리지 않아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올레인산은 모유에도 많이 함유된 지방산인데 아기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다가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는 DHA· EPA로 구성돼 있다. DHA는 두뇌를 비롯해 눈 망막 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이다. 어린이 두뇌 발달, 노년기 두뇌와 눈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메가3는 지방을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대전대 진미림 교수팀의 연구 결과 오메가3가 비만세포의 활성을 돕는 유전자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놀렌산이라고도 불리는 오메가6는 혈관의 염증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혈관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칼륨이 풍부한 것도 강점이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설시켜 혈압을 안정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양소다. 칼륨이 많이 들었다고 알려진 바나나(358㎎), 자두(157㎎), 파인애플(108㎎)보다 훨씬 많은 칼륨(520㎎)을 아보카도는 함유하고 있다.
엽산도 풍부하다. 엽산은 주로 녹색 채소에 많은데 아보카도에는 엽산이 키위(100g당 27g)보다 두 배 더 많다. 태아의 신경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임신 중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최근 심장질환, 백혈병, 대장암,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엽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포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다. 비타민A·B·C·E·K는 물론 눈에 좋은 루테인도 들어 있다. 칼슘은 골다공증 예방에, 철분은 빈혈 예방에 기여한다.
피부에 바르면 결 개선하고 보습 효과도
아도카도의 효능이 밝혀지면서 식용유 또한 아보카도 오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인의 지방 섭취량은 하루 51.1g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볶음·부침·튀김 반찬이 많아지는 추세라 좋은 기름을 쓰려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아보카도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콜레스테롤이 없고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과일을 그대로 압착해 기름을 짜내기 때문에 영양 손실 없이 과육 부분의 불포화지방산만 섭취할 수 있다. 미량의 포화지방산은 거르는 과정에서 제거된다. 실제 다양한 연구결과 아보카도오일이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2015년 내분비대사학회지에는 아보카도를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지고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후천적 당뇨병)이 개선된다는 내용이 실렸다. 아보카도의 항산화 성분이 TG(중성지방),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VLDL(초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대사증후군(당뇨병·고혈압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2014년 인도 ‘코퍼레이션 디지즈 마커’ 학회지에 발표됐다.
관절염을 완화시킨다는 연구도 있었다. 고 교수는 "아보카도 오일의 염증 억제 효과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발연점이 높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올리브유도 아보카도오일과 비슷한 효능이 있지만 발연점이 낮아 볶음이나 튀김 요리에 사용하지 못했다. 사실상 샐러드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하지만 아보카도는 엑스트라버진의 발연점이 섭씨 271도나 돼 볶음·부침요리는 물론, 튀김요리도 문제 없다. 풍미도 고소해 식재료의 맛을 돋우는 역할도 한다. 고 교수는 “고혈압·고지혈증이 있거나 심장병이나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집에서는 일반 식용유 대신 아보카도 오일을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보카도 오일은 샐러드를 할 때 드레싱으로 뿌려 먹어도 좋다.
피부미용을 위해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보카도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아보카도를 보습과 피부 결 개선 목적으로 바른다고 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스테롤린’이 풍부해 피부 결을 매끈하고 촉촉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 비타민 A·D·E 성분은 피부 노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2014년 미국약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선 아보카도오일이 피부 결을 개선하고 보습을 유지하는 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출처: 중앙일보] [건강한 당신] 불포화지방산·칼륨 많은 아보카도 오일, 고혈압 환자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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